Hardware | Safecast bGeigie Nano 를 조립해 보자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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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11 대지진




2011년 3월 11일, 가족과 일본에서 생활하던 그 날.

아이의 신학기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엄청난 흔들림.


옆에 있던 동료에게 "난 지진 detector 야. 진도를 알 수 있지" 라면서,

농담처럼 이건 3도인데... 한 4도정도 되려나? 이건 5도인데... 더 세지네!!!


20층 건물에서 8층에 근무했던 사무실에서 본능적으로 지갑과 휴대폰만 챙기고 밖으로 튀어 나갔다.


사무실 문을 벋어나 엘리베이터를 타려 했으나,

이미 차단막이 내려가 있고, 비상구로만 탈출할 수 있게 셔터들이 내려가 있었다.

순간 내가 어디에 와 있지 할 정도로 통로 구조가 바뀌어 있었다.


지진 알람이 발생 후, 자동으로 셔터가 내려간 것에 잠시 탄복하면서,

미로에 놓여 있는 쥐처럼 비상구를 향해 돌진했다.


사람들이 비상구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층을 내려갈 수록 사람들 수가 불어났다.

중간에 넘어지는 사람, 흐느끼면서 내려가는 사람, 과호흡으로 봉지를 물고 있는 사람...

모두 직감적으로 "이러다 죽을 수 있어" 라는 문장을 떠올리는 얼굴들이었다.


나도 그랬다.

"죽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살아 남아야겠어" 라는 본능이 머릿속에서 몸부림 치고 있었다.


일단 1층에 다다르자 조금 안도가 되었고,

만일 더 흔들리고 건물 붕괴의 위험이 발생하면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갈 것이냐,

아니면 깨져서 떨어질 유리 파편을 피하면서, 근처 중학교까지 죽을 힘을 다해 뛰어갈 것이냐를 고민했다.


가장 큰 임팩트가 살짝 사그라들 때, 밖에 나가서 맞은편에서 짓고 있던 40층 건물을 보았다.

맙소사... 두개의 쌍둥이 건물이 바다 밑에 자라는 해조류처럼 흔들거렸다.





2. 탈출


대지진 발생 후, 바로 다음날인 3월 12일. 아직 큰 여진들이 들이닥치는 시기에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수소폭발을 일으켰다.

이 대지진은 이제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신호였다.



지진에 의한 공포가 이제는 피폭에 대한 공포로 바뀌었다.

그것도 원전 3기가 차례로 폭발을 잃으키면서 의심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동경을 탈출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귀결되었다.

거대한 탈출의 물줄기에서 가족 4명을 실어다줄 항공기 수배에 나섰으며,

대중교통이 끊긴 도로를 달려 우리 가족을 공항까지 이동시켜 줄 개인 택시 "나라시" 를 찾았다.


다행히 모두 수배가 되어, 대지진 발생 1주일만에 일본을 탈출했다.


동경시에서 나리따 공항까지 가는 고속도로... 도로 중간중간 부서진 부분들이 보였으며, 다니는 차가 거의 없었다.

그야말로 유령의 고속도로였다.




3. Safecast


여기서부터는 어투를 바꾸겠습니다. :-)


혼자 다시 동경으로 돌아온 뒤 알게된 것은, 당시 일본 전국을 휩쓸고 있었던 "방사능의 공포".


정부에서는 정보를 차단하고 있었고,

동경과 200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후꾸시마는 동경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곡창지대인 동북지역의 한 곳으로,

방사능이 있다 하더라도 먹어서 동북아 지역 재건에 동참하자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방사능 공포" 의 불안을 해소하고자 사람들이 방사는 측정기를 너도나도 구매하려 했고,

평소 가격의 몇 배에서 몇 십배로 제품 가격이 뛰게 되었죠.

제대로 된 것을 구입하려면, 몇 십만원을 줘야 했습니다.


거기서 등장한 것이 이 제품,

Safecast 라는 단체에서 Pancake 센서를 채용한 제품을 cloud funding인 Kickstarter 에 공모합니다.


https://www.kickstarter.com/projects/seanbonner/safecast-x-kickstarter-geiger-counter



디자인, 휴대성, 사용된 LND 사의 고성능 7317 센서 모두는 너무 매력적이었습니다.

제품으로써 완벽에 가까워 보였으니까요.


참고로 LDN 7317 pancake 센서는 Alpha / Beta / Gamma 를 모두 측정할 수 있는 고성능 센서 입니다.


* LDN 7317

http://www.lndinc.com/products/geiger-mueller-tubes/7317/



또한 Safecast 는 측정한 자료를 인터넷 및 전용 app 에 공유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방사능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 Safecast



이 어플을 통해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이 측정한 실측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본 정부에서 공개하지 않은 데이터 들을 볼 수 있습니다.

후쿠시마 근처와 연결된 하천은 접근하지 말아야 할 장소가 명확합니다.




4. bGeigie Nano


Kickstarter 에서 공모한 제품을 너무 가지고 싶어서,

제작자에게 메일도 띄워 보고, ebay 에 나와 있는게 없나 그렇게 많이 찾아 헤맸습니다만 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Safecast 에서 아래와 같은 제품을 발표합니다.


* bGeige Nano

https://shop.kithub.cc/collections/environmental-monitoring-kits/products/safecast-bgeigie-nano




미국내 세금 포함 655.5 USD !!! 미칠듯한 가격입니다. 오살라게 비싸네요.


평소 AliExpress 로 떄워왔던 저로서는 너무 괴로운 구매였습니다.

너무 하고싶은데 가격은 비싸고, 너무 하고싶은데 가격은 비싸고, 너무 하고싶은데 가격은 비싸고...


한국에 돌아와 버렸지만, 이 제품을 만들어 보고 측정에 동참하고 싶은 욕구는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결국 오랜 고민 끝에 질렀습니다. 655.50 USD !!!





5. 도착


거진 2주만에 제품을 받았습니다.

이하 도착샷들 입니다.



이 로고를 보려고 정말 오래 기다렸습니다.



자잘한 부품이 있으니 애들이 집어 먹을 수 있다는 문구가 보입니다.



뚜껑을 열어 보면 꽉 차 있습니다.



조립 완성 후, 가지고 다닐 수 있게 버클 및 끈이 동봉되어 있습니다.



기판을 고정하는 볼트, 너트, 와셔 들 입니다.



전자 부품들은 뽁뽁이로 잘 쌓여 있습니다.



보호 케이스 입니다.

따로 Amazon 에서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https://www.amazon.com/Waterproof-Case-Pelican-1010-Micro/dp/B001G23JZ4/ref=pd_sim_421_1



저에게 배달된 제품의 시리얼 넘버는 2981 인듯 합니다. 



납땜해야 하는 전자 부품들 입니다.



완성되면 붙이게 될 스티커도 있습니다.





6. 부품 확인


제품이 도착하면 누락이 없나 확인해 봐야겠죠?

Safecast 사이트에서 부품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SafecastbGeigieNanoManualandResources.pdf




FIN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6년이나 걸렸습니다.

일단 제품을 받고 나자, 좀 진이 빠진것도 있고 마음을 추스리고 만들고 싶어서 약 한달동안 묵히게 됩니다.


"Safecast bGeigie Nano 를 조립해 보자 - 2" 에서 하나씩 조립해 가게 됩니다.


http://chocoball.tistory.com/entry/Hardware-Safecast-bGeigie-Nano-2




Update - 20201216


참고를 위해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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