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dware | FILCO ZERO 키보드 수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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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필코 제로 키보드


언제 구입했는지 기억도 안나는 키보드 하나를 집에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필코 케로 키보드.



기계식 키보드라 무겁고 알프스 백축이 사용된 제품입니다.

10년 이상이 지났지만, 전혀 눌림이 없고, 타이핑 할 때 경쾌한 소리를 내 줍니다.


그러다 얼마 전, 키를 하나 눌렀을 뿐인데, 2~3개의 인접한 키들이 입력되는 오류를 내기 시작하더군요.

필시 회로 패턴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분해하여 수리 도전.




2. 분해


구조는 단순해서, 뒷판의 나사 3개를 풀어주면 됩니다.



마지막 나사 하나를 못 찾아서 헤맸는데, AS 보증 확인용 스티커 밑에 숨어 있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정식 AS 고 나발이고 없으니, 과감하게 찟고 나사를 풀어 줍니다.





3. 오염


세월의 흔적인가요. 사이 사이 쓰레기가 엄.청.납.니.다.



OMG. 10년치 먼지다~.

청소기 돌릴 때, 가끔 쓱쓱 흡입해 준다고 했는데도 이정도네요.



화살표 키 근처는 뭔가 끈적한 것을 엎었는지, 노락색 물체가 굳어 있네요.





4. 키캡 분리


완벽하게 분해 후, 싹 세척하기 위해 키캡푸터 분리를 시작합니다.

전용 툴이 없으니, 두꺼운 전선을 키 주위에 감아서 뽑아주는 방식으로 키캡들을 분리 했네요.



104 개 이상 되는 키들을 한땀 한땀 제거해 줍니다.



희한하게도 밑에 위치한 ALT / Window 키들은 스위치까지 같이 뽑혀 버렸네요.



키보드 밑부분은 얇은 탓에 스위치 다리를 짧게 자르고 납땜이 얇게 되어 있더군요.



그런 이유로 키캡을 뽑았는데, 무우 뽑히듯 스위치까지 PCB 기판에서 분리되어 버렸네요.



다행히 잘 뽑혀서 그런지, 기판 패턴은 살아 있고, 뾰루지 나오듯 "뽁" 하고 적출된 흔적입니다.



PCB 기판을 덮고 있는 철제 상판도 액체로 인하여 부식된 부분들이 몇 군데 있습니다.





5. 스위치 분리


두 손으로 작업하느라 과정 사진은 없습니다.

한 손으로 납땜 부분을 지지고, 다른 한 손으로는 스위치를 잡아 뽑으면서 PCB 에서 스위치를 제거 했습니다.





6. 세척


키캡은 바가지에 담고, PCB 기판과 철판, 그리고 캐이스 플라스틱을 가지고 목욕탕으로.



잘 말리면 되므로 높은 수압으로 10년 이상 묵은 먼지를 씻겨 냅니다. 더러운거 엄청 나옴.



직사광선은 피하고 바람 잘 드는 선선한 응달에서 일주일 정도 말려 줬습니다.





7. 기판 패턴 보호


기판 뒷부분에 종이 테이프가 붙어 있는데, 이 부분이 액체로 적셔 지면서 시간을 들여 기판을 부식시킨 부분이 있습니다.



기판 위의 오염물질을 들뜨게 하기 위해, WD-40 을 뿌렸습니다.



부식이 진행되면서, 코팅이 벗겨져 패턴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고장의 원인 중 하나인 듯.



파이버글라스 팬으로 살살 문질러, 남아있는 오염물질과 썩어있는 코팅을 벗겨 냅니다.



납을 살짝 뭍인 인두로 패턴 위를 살짝 왕복해주면, 노출되어 있는 동판에 납 코팅이 됩니다.



PCB 코팅액을 발라주고 UV 램프로 구워주면 완벽히 보호가 됩니다.



패턴이 들떠 있는 부분은 록타이트로 붙여 줬네요.





8. 스위치 수리


스위치들을 뽑아 내면서 다리가 휜 부분을 바르게 펴 줍니다.



이렇게 오염되어 있네요.



99% 알콜로 최대한 깨끗하게 씻겨 줍니다. 물로 하면, 스위치 내부에 물이 침투하여 부식을 초래할 수 있으니 알콜을 사용.



스위치 뽑으면서 다리가 하나씩 잘려버린 스위치 두 개.



스냅으로 고정되어 있는 부분을 젖혀 줍니다.



그러면, 밑부분이 분리되면서 키 스위치 내부가 노출되게 됩니다.



내부를 살펴 보면, 흰 색 돌기가 내려오며 접접을 short 시켜, 키 입력이 되게끔 하는 구조네요.



내부 부속들을 펼치면 다음과 같습니다. 움직이면서 short 시키는 네모난 부분의 다리가 없어졌네요.



어떻게 수리할까 고민하다, 스테이플러 심을 이용하여 다리 모양을 만들어 줍니다.



고정 부분을 납땜을 살짝 뭍히면 완성. 이제 다리가 생겼습니다.



원래 모양대로 조립해 주고.



원래 다리는 얇은 모양인데, 스테이플러 다리로 바뀌면서 두꺼워 졌습니다.

밑 뚜껑의 다리가 관통할 구멍을 PCB 드릴로 넓혀 줍니다.



가장 조그마한 드릴로 했더니만 구멍이 너무 작아서, 꽤 두꺼운 드릴날로 마무리.



조심조심 밑부분의 뚜껑을 닫으면 완성입니다.



눌렀을 때, 제대로 통전이 되는지 테스터로 확인 했습니다. 잘 동작 하는군요.



혹시 모르니, 모든 스위치의 통전 체크를 해봅니다. 그러다, 외형은 멀쩡한데 전혀 반응이 없는 놈 발견.

분해해 보니, 안쪽이 완전 썩어 있습니다.



사포로 갈아내고 알콜로 닦아 내고 해서 빤닥빤닥하게 복구. (아마 아래 사진은 다른 스위치 분리 했을 때 사진으로 보임.)



모든 스위치 통전 테스트를 PASS.




9. 하우징 조립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라 말하며 끝내고 싶으나, 이번에는 과정이 있습니다.

일단, PCB 와 철판을 고정하기 위해, 모서리와 가운데 부분에 몇 개의 스위치를 꼽아서 고정.



ESCAPE 키의 스위치가 모양잡기 좋은 모서리.



딱 이정도를 먼저 납땜 합니다.



다리 잃었던 스위치를 완벽히 복구 했지만, 혹시 나중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자주 쓰지 않는 키로 할당하면 사용에는 문제 없을 듯 하여 검색.

가장 쓰이지 않는 키는 "Scroll Lock" 과 "Pause" 키.



나중에 작업하면 잊어버릴 수 있으니, 먼저 작업 해줍니다.



꼽은 후, 납땜 전에 다시 통전 테스트. 문제 없네요. 납땜 후, 여분의 길이를 잘라 줘서 이쁘게 마무리.



나머지 스위치들도 하나 하나 납땜 합니다.



납땜 완료 후, 뒷면 사진.



안정된 고정을 위해 납을 조금 많이 먹였네요.



USB 케이블을 PCB 소켓에 연결하고, 하우징에 맞게 선을 빼 줍니다.



뒷 판을 나사로 조여주면, 거의 완성해 가네요. 이제 키캡만 조립하면 됩니다.





10. 키캡 조립


키캡의 면들을 하나하나 모두 닦아 줍니다.



준비된 놈부터 하나씩 조립 시작. 키가 긴 것들은 지지대가 있으니, 끼워 줄 것 잘 끼워 주며 조립하면 됩니다.



순식간에 마무리.



완전 새것 느낌이네요.



PC 에 연결하니 LED 도 잘 들어 오네요.



인터넷에서 Keyboard Test 로 검색하여, 키보드의 키들이 정상인지 테스트 해주는 사이트 찾아 갑니다.

모든 키들을 눌러 보면서 테스트. 동시에 눌리는 문제 완전 해결.





FIN


다시 탄생한 FILCO ZERO 키보드.



수리 끝.



걸린 시간은 약 4일 (3주간 주말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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