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Korea Spartan Beast - Saturday, July 13th 2019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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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9 년 Spartan Race 의 세가지 코스를 모두 공략하는 Trifecta 에 관한 이야기 중, 마지막인 Beast 코스 참가 이야기 입니다.

대회가 열린 동해 망상해변까지 가는 여행기는 아래 글에서 다뤘습니다.


* Life | Korea Spartan Beast - Saturday, July 13th 2019 - 1

https://chocoball.tistory.com/entry/Life-Korea-Spartan-Beast-Saturday-July-13th-2019-1


올해 5월달에 열렸던 Sprint 와 Super 이야기는 아래 포스트를 봐 주세요.


* Life | Chuncheon Spartan Sprint - Saturday, May 18th 2019

https://chocoball.tistory.com/entry/Life-Chuncheon-Spartan-Sprint-Saturday-May-18th-2019



* Life | Chuncheon Spartan Super - Sunday, May 19th 2019

https://chocoball.tistory.com/entry/Life-Chuncheon-Spartan-Super-Sunday-May-19th-2019





1. 준비


Beast 코스에 관한 최종 안내가 메일로 도착했습니다.

기록을 위해 여기에 캡춰한 사진을 올려 봅니다.


준비사항을 보면, 외계인을 제외하고는 놀러오는 마음으로 참가하면 안된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요...)



동아시아 대회 챔피언쉽도 진행되고 있었군요.

저도 이 글을 정리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참가하는 시간은 11시 15분.



호텔에서 늘어지게 잔 다음, 9시쯤 일어나서 관절 및 근육 맛사지와 스트레칭 했습니다.

오늘 겪게 될 엄청난 레이스에 적응하기 위해, 또한 부상을 막기 위해 최대한 풀어줬습니다.



호텔 나서기 직전, 간에 있는 피로를 풀어줄 수 있도록 자양 간장제를 한알 먹습니다.



원래 하루에 한알이지만, 오늘은 다른 날과 다르므로, 출발하기 전에 한알 더 먹고, 레이스 끝나고 한알 더 먹었습니다.





2. 등록


호텔로부터 걸어서 5분이니 느긋하게 갔더니만, 이 상황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못뛰는줄 알았습니다.

다행히 빠릿빠릿하게 지원해 주시는 자원봉사 남자분이 잘 가이드 해주셔서 이 긴 줄이 금방 줄었네요.

이 분 아니였다면 제 시간에 출전 못했을 껍니다. (감사해요~)


지금까지 대회에서 본 가장 잘하는 자원봉사자 분이셨습니다. (제 바로 앞에서 다른 분으로 바뀌더니만 바로 정체...)



번호표를 받고 짐을 맡기고 출발선으로 갑니다.


스파르탄 레이스 대회장에서 항상 울려퍼지는 테마곡을 들으니 피가 끓어 오름을 느낍니다.

그 순간만큼은 출전해서 잘 했다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입니다. (출발 전 그 순간만요...)



내가 Beast 코스라니...

21.1Km 에 30개 장애물입니다. 얏호~.


이번 Beast 코스 중, 오르게 될 산의 최고 높이는 304m... 5월달의 Super 140m 의 두배가 되겠네요.

사진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부분입니다.





3. 출발


11시 15분 전까지 트레이너 분이 앞에 나오셔서 스트레칭을 가르쳐 주십니다. 아마 유명하신 분이겠죠? 최대한 따라 합니다.

지금껏 해보지 않은 스트레칭도 있어서 열씸히 따라 했습니다.


시간이 이 되자, 아루~아루~아루~! 외치고 바로 출발.



사진사들이 멋진 분들만 찍으셔서 저는 아웃 포커스가 되어 있습니다. (화살표)

사진은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고, 누구나 다운로드 할 수 있어서 그냥 게제합니다. (멋진 분들이기도 하고)


저도 다음 레이스는 색들어간 선글라스를 써야 할까 봐요.





4. 산타기


레이스 시작 후, 간단한 장애물들을 해안 모래!!! 위에서 넘어갑니다.

좀 불길하더군요. 모래 위에서 달리는건 평지에서 달리는 것의 피로도와 비교가 안됩니다.

레이스 후반에 다시 모래 해안가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한 몇 키로 달리니, 바로 산을 타는 코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사진이 없습니다. 그냥 계속 산을 타는 것이거든요.


한참 올라가다 다시 내려가고, 한참 올라가다 다시 내려가고,

정상이겠다~ 싶으면 저 멀리 출전자들이 개미같이 산등성이를 올라가는 다른 봉우리들이 보이고... 의 연속이었습니다.


레이스 시작 3시간여동안 초반 모래 코스와 산을 탔습니다.

산 코스의 1/3 을 남겨두고 사이클리스트들이 겪는다는 Bonk 가 왔습니다.


Bonk 는 몸에 축적된 에너지원을 모두 사용해 버리고, 갑짜기 탈진해 버리는 현상입니다.

이걸 방지하려면 중간중간에 파워젤이나 음식을 먹어줘야 하는데, 제가 가지고 있던 파워젤은 고작 2개.

그나마 한 개는 중간에 없어져 버렸습니다. 아마 8FT Wall 넘으면서 주머니에서 떨어진게 아닌가 하네요.


이런 장거리 코스는 처음이라, 중간 중간에 먹으면서 보충해야 한다는 것은 익히 들었었지만,

이렇게 중요한 것임은 알지 못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뭘 꺼내서 먹을 때, 제발 하나만 달라고 할까 고민도 수없이 했습니다.

해안가 코스에서는 텐트 치고 휴식을 즐기는 가족들에게 먹을 꺼를 구걸할까도 여러번 생각했습니다.


숨을 폐속 깊은 곳까지 들이 쉬고, 영혼이 빠저나가게끔 내 쉬어, 몸속에 산소를 공급해도 에너지원이 고갈되어 힘을 낼 수가 없었습니다.

몽롱한 상태에서 멈추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산 코스를 마무리 했습니다.


"정말 이 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을까?" 와의 생각과 싸우면서 오르고 내리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산 코스의 마지막 급수대에 왔을 때에는 땅에 주저앉아 한 10분정도 쉬었습니다.

도저히 바로 다음 코스를 달릴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신기한 것은 물이 위 속에 들어가는 순간은 좀 살것 같았습니다.

어떻게든 에너지가 쥐어 짜여지는게 느껴졌어요.

물빨이 떨어지면 다시 Bonk 가 찾아오고 다리가 꼬이는 것이 반복되길, 레이스 마지막까지 지속되었습니다.


그 힘든 와중에 저를 피식 하게 웃게 해준 대화들을 여기에 남겨 봅니다.


- 8FT Wall 마치고, 그룹으로 온 사람들 중 한 친구가 힘들다고 징징거리자, "그럴꺼면 보라매 공원 가라고~~ 아 왜 여기 와서!!!"

- 어떤 남자분이 넉다운된 여성 동료들에게, "깊게 들이 마시고, 영혼까지 내뱉어!", "산을 지배 해!"

- 정상 즈음에서, "어떤 ㄱㅅㄲ가 산불내서 이 뙤얏볕에서 뛰어야 하는거야!"


뉴스로만 듣던 강원도 산불.

네, 나무들이 다 타버리거나 그을려서 나뭇닢은 없고, 민둥산이 되었습니다. 처참하더군요. 레이스 내내 가슴 아팠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정상에 올랐을 때에는 정말 장관이 펼쳐졌습니다.

사진으로 남길 수 없으니 많이 아쉽네요. 시야에 들어오는 반은 산이고, 반은 수평선까지 보이는 바다였습니다.

다음 레이스에서는 액션캠이 있어야 할까 봐요.





5. 해안 코스


산을 내려오니 해안에 장애물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몸이 완전 넉다운이 되어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도 하니 어찌어찌 하나씩 클리어 해 갔습니다.

물론 실패하거나 못한 장애물들은 버피 30회.


숨이 끊어질것 같았고, 제 몸이 아닌것 같았지만,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결승점까지만 가자고 되뇌이면서 진행했습니다.



Beast 코스 사람들은 이미 많이 지나쳐 가 버리고, 저는 Sprint 코스 참가자들과 섞여서 갔습니다.

저 얼굴 표정 차이가 보이죠?



난 죽어있다, 난 죽어있다... 라고 속으로 되뇌이면서 Dunk Wall 을 넘어가는 모습.



물속에서 올라오니 바닷 바람이 순식간에 몸을 식히더군요. 흐횻햐~~~! 저 표정.


Sandbag Carry 할 때에는 정말 눞고 싶었어요.

가다 쉬다 가다 쉬다 반복하는 모습이 공식 사진 속, 몇 장에 걸쳐 담겨 있어서 움직이는 GIF 로 만들어 봤습니다.



저 웃음은 허탈함 속의 어이없는 웃음입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Beast 만의 장애물도 몇 가지 있었습니다.


저번 Super 코스에서 혼자 힘으로 Hercules Hoist 를 못 올렸던 것을 상기하면서, 최대한 아귀 힘을 아껴 두었습니다.

이번 Beast 에서는 Hercules Hoist 는 혼자 잘 했네요.


단, 로프를 거꾸로 올라가는 장애물과, 손잡이가 돌아가는 정글 짐 같은 것은 실패 했습니다.

특히 손잡이가 돌아가는 정글짐은 미친 난위도예요!


내년에 출전하게 된다면 꼭 공략할 수 있도록 훈련을 미리 해두겠습니다.

(내년에도 뛴다고 !!!?)





6. Finish


아직도 실감이 안나는 finish 장면.



배가 쏙 들어갔어요!

내가 Beast 를 완주 하다니... ㅠㅠ (눈물)



샤워 하고 나서 새 옷으로 갈아 입으니 좀 살아 났습니다.



제가 들어오니 거의 마무리 하는 분위기.

행사 끝나기 전에 레이스 완주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하긴 5시간 48분동안 뛰었으니.



벌써 많이 사람들이 빠져 나갔군요.



DJ Party 가 시작되고 흥 많은 사람들은 춤추기 시작.



레이스 완주 후에 주는 바나나 한개로는 모자라, 2개 더 달라고 해서 먹었고,

음료수도 3인분 가져와서 그 자리에서 다 먹었습니다.


그래도 배고프다~!!!!

푸드트럭에서 스테이크 Large 바로 주문합니다.


저 사진은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알려드리려는 의도로 찍...



1만원어치 치고는 양이 만족스럽지 않지만,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모든게 끝나고, 턱으로 고기를 씹고 소화시키는 행위는 "생존" 그 자체를 느끼게 해 줬습니다.





7. 집으로...


저는 차를 가지고 가지 않았으므로, 어제 왔었던 버스터미널로 되돌아 가야 합니다.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 시간에 늦지 않도록 부지런히 걸어 가야 합니다.



오옷!

대회장 앞으로 좀 걸어 나오자,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가는 마지막 무료 셔틀버스가!!!!

완전 lucky~!



버스 터미널 도착 후, 7시 30분 우등버스 티켓팅을 합니다.

우등버스 얼마만이냐...


버스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일본 출전자 일행들과 마주쳤습니다.

요즘 일본과 여러가지 감정이 좋지 않지만, 개인끼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 말을 걸어 봤습니다.


이 분들은 미국 스파르탄 레이스에도 출전하고, 본격적으로 대회마다 출전하는 분들이더군요.

저의 꿈을 이미 이루고 있는 사람들이라니...


나중에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되면, 각국에서 열리는 스파르탄 레이스를 점점하면 세계 일주를 해보겠습니다.



서울로 출발.



다시 돌아왔습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서울 도심에 돌아오니, 평화로운 표정으로 지나치는 많은 사람들.

뭔가 이 도심 분위기에 적응이 안되더군요.



집에 와서 메달을 찍어 봤습니다. 올 5월 대회 메달과 사뭇 색감이 좀 다르네요.



이렇게 붙일 수 있습니다.



드.디.어. 2019년 Trifecta 완성 !!!

올 한해는 정말 알차게 보내고 있습니다.


최종 레이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40대 중반이지만 결코 좋은 성적이 아니라 아쉬움이 남습니다.


내년 대회때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훈련을 다시 시작해야겠어요.



산 코스 급경사 내리막에서 발까락 끝이 아프다 했더니만, 발톱에 무리가 가서 내출혈이 일어났었습니다.



왼쪽 엄지발톱은 2주가 지난 다음에도 통증이 있는걸 보면 빠질것 같네요.





FIN


한동안 스파르탄 레이스병에 걸려있을 것 같습니다.

그 격한 레이스에서 또다시 달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Spartan Race theme song 과 DJ Party 때 신났던 노래 두 곡을 여기에 소개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어록...


"이 세상 사람들은 스파르탄 레이스를 참가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뉜다."





UPDATE 01/Nov. 2019


레이스 당일 2XL 티셔츠가 부족하여 못 받았더랬습니다. 3달 후에 도착했네요.


도착샷은 항상 예의 입니다.



네, 내년에도 Aroo!! 하겠습니다.



비스트가 찍힌 티셔츠는 처음입니다.



Super 때에도 마지막 2장 남은거 하나 받아 왔는데, 2XL 좀 많이 생산해 주세요.



배송이 늦어서 미안했던지, Essential Pack 이라는 것을 넣어 줬네요. 휴대폰걸이랑 스티커.


아... 2020년이 빨리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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